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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

iryeong 24-06-14 11:09 ( 조회 157 )

  김수영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며>에서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난 얼마큼 작으냐라고 자문한다. 옹졸하고 사소한 데 집착하고 애를 쓰는 김수영이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하는 대목이다.



  비로소 자기자신의 작음을 깨달은 자는 그래도 지금보다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여러분들도 그런 존재들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사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다른 크기에 대해 말해보자. 우리는 우주 이상으로 커질 수 있는 존재들이지만 물리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의 물리적 신체를 누이기엔 단 한 평의 공간이면 충분하다.



  김수영의 깨달음을 다시 인용해도 좋겠다. “우주여, 나는 얼마나 작은가.”



  무등산에 올라 광주 시내를 바라보면 아파트 한 층 한 층이 굉장히 작게 느껴진다. 그 작디작은 공간에서 네다섯의 식구들이 모여 산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어보면 우리의 작음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100Km의 속도로 달린다고 하면 태양까지 도착하는 데 170년이 걸린다고 한다. 태양계 바깥에 있는 별 중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센타우리는 똑같은 속도로 5,000만 년을 가야 한다고 한다. 그 정도가 가장 가깝다!!



  더 재미있는 건 전화통화의 예였다. 알파센터우리에 사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밥 먹었어?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서는 무려 8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밥 먹었어? 라고 물어놓고 무려 8,760끼니를 먹은 뒤에야 응, 먹었어,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광활하다. 넓다는 말이 의미 없을 정도이다. 헤아릴 수 없이 넓으면 우리는 그 넓음을 믿지 않거나 아예 생각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지금 눈앞에 놓여있는 사소한 일에 매달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태양계를 인간 한 명에 비유한다면, 은하는 지금의 인구가 모여 있는 대한민국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을 실제 크기로 환산하면 원자핵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원자핵의 지름은 원자의 10만분의 1이다. 그렇다면 우주라는 공간을 이해하는 게 정말 더 어려워진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가지. 그럼 이 책을 왜 읽어야 하지?



  우주의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한다. 우주의 시공간을 이해하는 것은 우주를 이해하고 기술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우주를 기술하는 데 동원되는 이론 중 지금까지 유효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이미 배웠거나 앞으로 배워나갈 가능성이 큰 물리적 이론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러나 과학 이야기만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책의 제목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미리 읽어보자. 하늘과 바람과 별이, 인간으로 연결된다. 원자가 인간의 본질이라고 규정된다면 반대하는 철학자가 있을 수 있지만 원자가 우리의 아주 중요한 입자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입장이 있고 어떤 입장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을 헤아리든, 우리가 우주의 일부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과학과 사회, 과학과 인간, 과학과 철학, 윤리 등 과학이 경계를 두지 않고 다른 영역과 만나고 그것과의 융합을 꾀하고 있는 책이므로 어떤 진로를 염두에 두고 있든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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