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원했던 사람은 없다. 선천적인 장애도 그렇지만 후천적 장애는 특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느 누군가에게 장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장애는 그 범위를 신체로만 한정했을 때 신체 부위의 어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장애는 불완전함의 다른 말이다. 이 불완전함을 의료 시스템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비장애로의 전환에만 몰두한다. 완전성을 지향하는 사회의 모순은 영화 [오아시스]에서도 드러난다. ‘한공주’가 지하철에서 온전한 몸을 갖게 되는 장면은 역설적으로 완전성을 지향하는 세계의 왜곡된 시선을 보여준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 대개 멀쩡하지 않고 불편하기만 한 부정적 속성을 애초에 그 당사자의 정체성에 근접한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라이 클레어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손상된 나의 뇌세포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해도 마다할 것이다. 굳고 경련하는 근육이 없는 나를, 어눌한 발음이 없는 나를 상상할 수가 없다. (…) 장애가 없다면 우리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장애와 더불어 자아를 형성해 온 이에게서 장애를 소거했을 때, 그는 무엇으로 남는가?
충격적인 고백이 아닐 수 없다. 불능의 장애성이 현재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일 수 있다는 것, 그러한 생각 자체가 질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아름답거나 완전한 것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 책은 묻는다. 선과 악에 대해,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해, 우리가 나름대로 갖고 있던 질서를 뒤집으며 우리 사회와 인간의 태도에서 진짜 결함을 찾고자 하는 책이다.